오페라 아리아 중에서도 청중의 숨을 멈추게 하는 곡들이 있습니다. 고난도의 기교와 폭발적인 에너지를 요구하면서도, 감정의 흐름과 극적인 상황까지 모두 담아야 하는 아리아들이 그렇지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Sempre libera(셈프레 리베라, 언제나 자유롭게)’입니다. 이 곡은 <라 트라비아타>의 1막 마지막에서 비올레타가 자신의 감정과 운명에 대한 복잡한 내면을 폭발적으로 쏟아내는 아리아입니다. 오페라 팬이라면 반드시 들어본 아리아이며,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무대 레퍼토리로도 손꼽히지요. 이번 글에서는 이 아리아가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는지, 왜 이렇게 유명한지를 알아보고, 가사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어떻게 부르면 좋을지 충분히 살펴보겠습니다.
작품 속 배경과 아리아가 유명한 이유
<라 트라비아타>는 베르디의 대표적인 오페라로, 파리 사교계의 고급 창녀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Sempre libera’는 1막 마지막에 등장하며, 비올레타가 알프레도의 사랑 고백을 받고 혼란에 빠진 뒤 "나는 언제나 자유롭게 살아야 해!"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부르는 곡입니다.
아리아의 구조는 처음엔 느린 레치타티보(말하듯 부르는 부분)로 시작해 점점 빠르고 화려한 콜로라투라 아리아로 넘어갑니다. 비올레타는 "나는 쾌락과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고 외치면서도, 알프레도의 목소리가 계속 무대 밖에서 들리며 그녀의 내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 아리아는 기교적 난이도와 동시에 극적인 감정 변화가 자연스럽게 담겨야 하기에 성악가들에게는 ‘기술과 연기의 종합 예술’로 불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가사를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어떻게 노래하면 좋을지 충분히 살펴볼까요?
가사 따라 배우기
È strano! è strano! In core
(에 스트라노 에 스트라노 인 코레)
이상해! 이상해! 내 마음속에
숨은 'È' 앞에서 가볍게 준비하세요. 'È strano'는 '에 스트라노'에서 '스트라'는 살짝 강조하되 무겁지 않게 부르세요. 두 번째 'È strano!'는 첫 번째보다 감정을 살짝 키워 반복하세요. 'In core'는 '인 코레'에서 '레'를 부드럽게, 여운 있게 처리하세요. 이 구절은 말하듯 자연스럽게 시작하며 점점 감정이 커지는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È strano! In core scolpiti ho quegli accenti!
(에 스트라노 인 코레 스콜피티 오 쿠엘리 아첸티)
이상해! 그 고백의 말이 내 마음에 새겨졌어!
숨은 'In core' 앞에서 깊이 준비하고 'scolpiti'는 '스콜피티'에서 '콜'을 또렷하게 처리하세요. 'ho quegli accenti'는 '오 쿠엘리 아첸티'에서 '첸'을 약간 끌어주어 고백의 여운을 살리세요. 감정이 점점 안에서 차오르는 느낌으로 연결하세요.
Ah, fors’è lui che l’anima
(아 포르세 루이 케 란니마)
아, 어쩌면 그가 나의 영혼을
숨은 'Ah' 앞에서 가볍게 준비하세요. 'Ah'는 한숨 섞인 감정으로 길게 부르세요. 'fors’è lui'는 '포르세 루이'에서 '루이'를 부드럽고 가늘게 처리하세요. 'che l’anima'는 '케 란니마'에서 '니마'로 넘어갈 때 매끄럽게 연결하세요. 이 구절은 희망과 설렘의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Sola, abbandonata
(솔라 압반도나타)
홀로, 버림받은 채로
숨은 'Sola' 앞에서 깊이 준비하고 'Sola'는 '솔라'에서 '라'를 길게 여운을 남기며 부르세요. 'abbandonata'는 '압반도나타'에서 '나타'는 조금 끌어서 체념을 담아 마무리하세요. 여기서는 감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흐름을 잘 표현해야 합니다.
Ah, fors’è lui che l’anima solinga ne’ tumulti rapire può
(아 포르세 루이 케 란니마 솔린가 네 투물티 라피레 뿌오)
아, 어쩌면 그가 내 외로운 영혼을 소란 속에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숨은 'Ah' 앞에서 깊이 준비하세요. 'solinga ne’ tumulti'는 '솔린가 네 투물티'에서 '투'를 가볍게 처리하세요. 'rapire può'는 '라피레 뿌오'에서 '뿌오'를 밝고 투명하게 유지하세요. 음색을 얇고 고요하게 유지하며 절박함을 절제해 표현하세요.
Follie! follie! Delirio vano è questo!
(폴리에 폴리에 델리리오 바노 에 쿠에스토)
바보 같은 생각이야! 헛된 망상일 뿐이야!
숨은 'Follie!' 앞에서 숨을 깊이 준비하고 'Follie!'는 '폴리에!'에서 첫 '폴리에!'는 놀란 듯, 두 번째는 강하게 터뜨리세요. 'Delirio vano è questo!'는 '델리리오 바노 에 쿠에스토'에서 '리오 바노'는 크레셴도로 점점 감정을 키우세요. 격렬한 감정 폭발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합니다.
Sempre libera degg’io folleggiar di gioia in gioia
(셈프레 리베라 데죠 폴레쟈르 디 조이아 인 조이아)
나는 언제나 자유롭게 기쁨에서 기쁨으로 떠돌아야 해!
숨은 'Sempre libera' 앞에서 깊이 준비하세요. 'Sempre libera'는 '셈프레 리베라'에서 '리베라'를 힘차고 당당하게 부르세요. 'degg’io folleggiar'는 '데죠 폴레쟈르'에서 '쟈르'를 또렷하게 처리하세요. 'di gioia in gioia'는 '디 조이아 인 조이아'에서 '조이아'를 경쾌하고 빠르게 반복하세요. 리듬과 활기찬 에너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vo’ che scorra il viver mio per i sentieri del piacer
(보 케 스코라 일 비베르 미오 페르 이 센띠에리 델 피아체르)
내 삶이 쾌락의 길을 따라 흐르길 원해
숨은 'vo’' 앞에서 숨을 준비하고 'vo’ che scorra'는 '보 케 스코라'에서 '스코라'를 부드럽고 리듬감 있게 처리하세요. 'il viver mio'는 '일 비베르 미오'에서 '미오'는 감정을 담아 길게 부르세요. 'per i sentieri del piacer'는 '페르 이 센띠에리 델 피아체르'에서 '피아체르'는 약간 미소 띤 느낌으로 마무리하세요. 자유롭고 활기찬 느낌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Godiam la tazza e il cantico la notte abbella e il riso
(고디암 라 타짜 에 일 칸티코 라 노떼 아벨라 에 일 리조)
잔과 노래로 밤을 아름답게 장식하자, 웃음으로 가득 채우자
숨은 'Godiam' 앞에서 깊이 준비하고 'Godiam'은 '고디암'에서 경쾌하게 시작하세요. 'la tazza e il cantico'는 '라 타짜 에 일 칸티코'에서 '타짜'를 또렷하게 처리하고 '칸티코'를 가볍게 연결하세요. 'la notte abbella'는 '라 노떼 아벨라'에서 '아벨라'는 밝게 길게 처리하세요. 'e il riso'는 '에 일 리조'에서 '리조'를 웃는 듯한 음색으로 부르세요. 즐거움과 쾌활함이 잘 드러나야 합니다.
In questo paradiso ne scopra il nuovo dì
(인 쿠에스토 파라디조 네 스코프라 일 누오보 디)
이 낙원에서 새로운 날을 맞이하리
숨은 'In questo' 앞에서 다시 깊이 준비하고 'In questo paradiso'는 '인 쿠에스토 파라디조'에서 '파라디조'를 넓고 환하게 부르세요. 'ne scopra il nuovo dì'는 '네 스코프라 일 누오보 디'에서 '누오보 디'는 밝게 열고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하세요. 아리아의 마지막 감정 해방감을 충분히 담아야 합니다.
이 곡을 부를 때 꼭 염두에 두면 좋은 테크닉
‘Sempre libera’는 고난도의 콜로라투라 아리아입니다. 빠른 템포에서 정확한 리듬과 발음을 유지해야 하며, 고음에서 선명한 발성과 콜로라투라 테크닉이 필수적입니다. 음 하나하나가 명확히 들리게 부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입 모양을 정확히 유지하고 빠른 호흡 순환이 필요합니다. 고음에서는 얇고 투명한 음색을 유지하되,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빠른 구간에서도 프레이징을 길게 가져가 숨 가쁜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세요. 리듬은 정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빠른 패시지에서 박자가 흐트러지면 전체 흐름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메트로놈을 활용한 연습이 효과적입니다.
이 곡에서는 콜로라투라의 명확한 표현과 고음 안정성이 핵심입니다. 감정 표현은 지나치게 무겁게 하지 말고, 비올레타의 자유에 대한 외침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밝고 투명한 음색을 유지하세요.
‘Sempre libera’는 단순한 기교 과시곡이 아니라 비올레타의 내면 갈등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담긴 복합적인 아리아입니다. 이번 기회에 한 줄 한 줄 리듬과 고음, 감정을 충분히 다듬어 연습해 보세요. 여러분만의 생생한 ‘Sempre libera’를 완성하는 과정은 분명 큰 성취감을 줄 것입니다.